상세정보
갤러리 도스 기획
최재훈 ‘BREAK/THROUGH’
2025. 09. 17 (수) ~ 2025. 09. 22 (월)
1. 전시 개요
■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기획 최재훈 ‘BREAK/THROUGH’展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제1전시관(B1F)
■ 전시기간: 2025. 09. 17 (수) ~ 2025. 09. 22 (월)
2. 전시 서문
안정을 찾는 방법
최서원 /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세상은 마냥 따스하고 다정하지만은 않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미래와 사회의 노골적인 비판이 난무하는 가운데 우리는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고 본인을 검열하기 바쁘다. 맹목적인 요구와 날카로운 말에 상처 입는 우리는 두려움의 굴레에서 스스로를 보호한다. 공격을 피하고자 자신을 방어하는 행위는 무의식적인 본능으로부터 기인한다. 눈엣가시로 겨냥 받지 않기 위해 흠잡을 데 없는 깨끗한 모습으로 본인을 가꾸고 내면 깊은 곳의 두려운 진심을 은신한다. 겁이라는 것은 특정한 원인으로 생기는 심리적 현상으로, 겁을 느끼는 순간 육체와 정신을 아울러 두려운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자세를 취하게 된다. 최재훈 작가는 모든 이가 공통적으로 지니는 자기방어를 주제로 작업을 통한 철학적 사유를 드러낸다.
괜찮은 사람이라는 수식어는 보는 관점에 따라 전부 상이하다. 다만, 성격이 모난 곳 없이 무난하고 사회나 인간관계에 큰 하자 없이 잘 적응하는 이에게 통상적으로 ‘괜찮다’라는 표현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성적이고 냉철한 현대에서 각자만의 방식으로 방어 기제를 만든다. 방어 기제란 일종의 견디고 버티는 일이자 더욱 가혹한 타깃으로 낙인찍히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조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자기 보호의 행동이 종종 적정선을 넘을 때 외려 자신에게 날을 세우는 역효과를 불러오곤 한다. 방어 체제가 무너지면 붕괴를 일으키고 돌이킬 수 없는 상태를 낳는다. 작가는 파괴의 필연적 고통을 가감 없이 마주하는 전화위복의 자세를 추구하며, 이러한 고통을 순간적 종지부가 아닌 또 다른 확장으로 변화할 가능성을 모색한다. 작품은 헬멧, 고글과 같이 신체를 보호하는 도구의 모습을 띤다. 안전이 보장되는 장비들은 실질적으로 외부 자극과 위협을 방지하는 데 쓰인다. 특히 새하얀 컬러는 결점 없이 깨끗한 상태를 극대화하여 보여주는 듯하다. 헬멧의 형상을 보이는 작품에서 균열로부터 솟아오르는 금속 부분은 자기방어로써의 겉모습 너머 외면하지 않고 온전히 받아들인 균열을 뜻한다. 작품의 일부인 금속은 특유의 단단함을 지니면서도 표면의 흠집을 숨기지 않고 외려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작가는 앞서 언급한 파괴의 정의를 작품으로 재해석하면서 사전적 의미를 초월한 새로운 전환점으로 인식한다. 보호막이 무너졌을 때 비로소 내적인 발전이 가능함을 깨달으며 방어와 파괴의 관계를 철학적으로 조명하고, 나아가 무모한 자기방어에 급급하기보다는 고난의 순간을 어떻게 포용해야 할지 집중하면서 극복을 통한 자아의 성장을 독려한다.
적당한 관심은 자아를 긍정적으로 자극하고 자기 계발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늘 무언가를 대비해야 하고 만반의 여지를 가늠해야 하는 삶은 개인을 끝없이 옥죄여 온다. 따라서 무수한 공격을 피하고자 튀지 않으려 하고 불특정 다수 속에 숨어 불안해하는 자신을 감춘다. 이때 자기방어는 자아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내세운 괜찮음의 가면을 무조건적으로 의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삶에서 위협과 방어는 항상 공존함을 인정하고 외면할 수 없는 순간을 현명하게 다스려야 한다. 태연한 ‘척’을 연기하는 겉모습 너머 진솔한 본심을 돌아보고 언제나 단단해야만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난다면 위기의 순간은 곧 자연스러운 성장과 안정을 불러올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작품이 상징하는 방어와 표면 너머로 존재하는 균열의 진정한 의미를 헤아려 보기를 바란다. 아울러 삶에서 은연중에 취해 왔던 방어 기제를 객관적인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작업자 Worker
H 28 × W 22 × D 25 (cm), Ceramics, 2025
Unprotected
Each Size H 26 × W 21 × D 34 (cm), Porcelain, 2025
칠전팔기 Fall Seven Times, Stand Up Eight.
Installation Size H 140 × W 126 × D 12 (cm), Each Size H 42 × W 33 × D 12 (cm), Porcelain, 2024
십중팔구 In All Likelihood
Installation Size H 48 × W 110 × D 15 (cm), Each Size H 9.5 × W 17 × D 5 (cm), Porcelain, 2025
십중팔구 In All Likelihood
Installation Size H 48 × W 110 × D 15 (cm), Each Size H 9.5 × W 17 × D 5 (cm), Porcelain, 2025
3. 작가 노트
불확실한 사회 속에서 우리 모두 안정을 추구한다.
보이지 않는 두려움,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수많은 타인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각자는 방어 기제를 만들고, 사회 또한 안전망을 제시한다. 그러나 그것들은 보이지 않게 균열을 품고 있으며, 결코 완전한 보호가 되지 못한다.
방어가 무너지는 순간은 필연적이다. 스스로 구축한 방어 체계가 부서지거나, 믿어온 사회적 안전망의 나약함이 드러날 때 우리는 무력한 붕괴를 경험한다. 이후 고통은 찾아온다. 고통은 결핍이자 파괴를 드러내는 신호이며, 우리가 더 이상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음을 말해준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부정적인 사건으로 머물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대면하느냐이다. 회피를 선택하면 우린 멈추고 굳어버린다. 하지만 인지하고,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고통에 의한 파괴는 새로운 의미를 생성하는 순간으로 변환된다. 파괴로 생긴 균열은 다음을 향한 통로가 된다.
이 작업들은 바로 그 과정을 시각화한다. 백자로 이뤄진 보호장비들은 절제된 획일화와 안전을 나타내며 균열과 파괴를 통해 그 상징을 전복한다. 금속은 날카롭게 솟구치며 위협을 드러내는 동시에, 단단한 내면의 성장을 나타낸다. 유리 파편으로 제작된 단어 또한 이와 같은 전환의 과정을 따른다. ‘깨다’가 ‘깨닫’으로, ‘Break’와 ‘Through’가 ‘Breakthrough’로 이어지듯, 파괴는 의미의 종결이 아니라 전환과 확장의 조건이다.
성장은 안정 속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성장은 방어가 파괴되고
불가피하게 찾아오는 고통을 수용하는 순간 마주하게 된다.
4. 작가 약력
최재훈│Choi JaeHoon
1993.01.31
2019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도예학과 학사
2023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도예학과 일반대학원 석사
개인전
2025 BREAK/THROUGH, 갤러리 도스, 서울, 한국
2022 AND BEYOND, 학고재 아트센터, 서울, 한국
단체전
2025 꽉, 학고재 아트센터, 서울, 한국
2023 노원문화재단 작가 초대전<CONTINUE>, 노원아트갤러리, 서울, 한국
2022 노원문화재단<2022 신진작가 제주 교류전>, 제주문예회관, 제주, 한국
2022 노원문화재단<Wave of Arts>, 노원아트갤러리, 서울, 한국
2019 SHIFT by YCK, ARTARCH 갤러리, 서울, 한국
2019 BACK TO BASIC, 바롬 갤러리, 서울, 한국
2019 YCK 2019,COEX AHall, 서울, 한국
페어
2023 얼렛아트페어, 서학동 사진미술관, 전주, 한국
2023 모두의 미술 모두의 컬렉션, 성신미술관, 서울, 한국
2023 어반브레이크 2023, COEX B Hall, 서울, 한국
2021 공예트렌드페어, COEX C Hall, 서울, 한국
2021 디자인 아트페어, 한가람 미술관, 서울, 한국
수상
2021 공예트렌드페어 대학관 우수작품상
2021 대한민국 신미술대전 특선
2019 청주공예비엔날레 공모전 입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