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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하나의 사랑, 별 하나의 아이
금산 간디학교에 가다
함께하는 학교 공동체에서 아이들은 같이 행동하면서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학벌을 묻지 않는다. 그와는 다른 면에서 재벌들에게도 학력은 무의미한 것이다. 이재용 회장이 무슨 학교를 나왔는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즉 학벌은 도토리 키재기 식으로 그렇고 그런 사회 안에서 피 터지는 경쟁에서 살아남는 서바이벌 게임은 아닌지 묻고 싶다. 그렇지 않고 함께 잘 사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사실 교육은 손을 댈수록 꼬이고만 있어서 섣부른 대안을 제시한다는 것이 조심스럽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 편에서 교육제도를 생각해 보고 싶었다. 그래서 대안학교를 들여다보게 되었다.
대안학교에 관심을 갖게 되기 전에는 좀 유별난 사람들이 특별한 교육관을 갖고 자녀들을 입학시키는 것으로 생각했다. 대체로 부모의 교양 수준이 있고 경제력도 있는 사람들이 선택한 별개의 곳으로 알았다. 졸업을 해도 학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검정고시를 거처야 상급학교에 가게 되는 곳으로 공교육으로부터 따돌림을 받는다는 인식도 있었다.
공교육이 커다란 문제점을 안고 있는 현실에서 ‘대안학교’라는, 그야말로 교육에 ‘대안(代案)’을 들고 만들어진 곳이 궁금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힘든 시기인 10대 청소년들이 공동체 생활을 하며 자기 삶의 목적을 찾아간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알고 싶었다.
이들의 생활을 낱낱이 들여다볼 수는 없었지만 얼마 지나서 아이들의 눈빛을 보고 새로운 것을 발견했다. 오 육십 명이 함께 모인 강당에서도 아이들 각자의 시선이 다른 곳에 있었다. 함께 생활하면서 각자가 다른 생각과 꿈을 꾸는 것이다. 일반 제도권의 학생들이라면 한 곳만을 바라보며 살도록 훈련되어 있지 않은가. 그것을 성실한 학생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행복하지 않다. 그 아이들이 자라서 제도권에 자리를 잡던 그렇지 못하던 세상은 더욱 양극화되고 불합리하고 불행한 사람들로 넘친다.
대안학교는 교육의 대안이 될 수 있기에 공교육에서도 일부 활용되는 추세라고 알고 있다. 그것을 더욱 폭넓게 사회 전반적인 인식으로 받아들이면 좋을 것 같다. 아이들을 약육강식의 전투장으로 내몰고 있는 경직된 사회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꿋꿋이 살아가는 대안학교 청소년의 밝은 모습을 보면서 새로운 미래를 기대해 본다.
기꺼이 사진을 찍게 해주신 금산간디학교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선생님과 학부모님들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아이들아, 덕분에 즐거웠다.
- 김지연 사진작가 작가노트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