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타이틀 매치
《장영혜중공업 vs. 홍진훤: 중간 지대는 없다》
2025.08.14-2025.11.02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참여작가
장영혜중공업, 홍진훤
작품수
13점
전시 안내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의 대표 연례전인 타이틀 매치는 2025년, 12회를 맞이하여 장영혜중공업과 홍진훤 작가를 초청한다. 전시는 사회가 끊임없이 ‘하나의 공동체’라는 이상을 설파하지만, 현실은 복잡한 이해관계들이 충돌하며 분열된 채 작동한다는 문제의식으로부터 시작한다. 분열이 봉합된 상태보다 공동체 내부의 갈등과 균열, 그로 인해 발생하는 정치적 불화의 순간에 전시는 주목하며, 정치적 행위가 출현하는 조건을 장영혜중공업과 홍진훤의 작업을 통해 살펴본다. 두 작가는 예술이 어떻게 사회 현상에 개입하고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탐색한다.
장영혜중공업이 가상의 시나리오나 문학적 발언을 통해 현대 사회의 모순을 지적하고 논쟁을 촉발하고자 한다면, 홍진훤은 과거의 사건을 현재 시점에 재맥락화하면서 사진 이미지에 내재한 현실 추동의 힘을 일깨우고자 한다. 두 작가는 텍스트와 이미지의 미끄러짐, 분절, 재결합, 지연, 복구와 같은 과정을 통해 텍스트와 이미지의 한계를 짚어내는 동시에 이것들의 가능성을 실험한다. 이를 통해 예술이 진정으로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 이들은 작업에서 특정한 주제를 다룰 때 단순히 하나의 결론이나 답변으로 귀결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그 안에 내재하는 분열과 충돌의 지점을 섬세하게 짚어내고 다층적인 시선과 해석을 통해 관객 스스로가 판단할 수 있도록 결론을 유예함으로써 개별적 존재의 각성을 도모한다.
전시 제목은 장-자크 루소의 『사회계약론』에서 발췌한 문장이다. 일반의지에 대해 ‘중간 지대는 없다’라는 원 뜻을 재해석하여 전시는 사회 구성원이 모두 합의한 평화로운 상태나 양자택일, 흑백논리와 같은 극단적인 두 상태를 상정하기보다, 다수가 불화하는 역동적인 상황에 주목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주어진 상황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이다. 두 작가는 각각의 방식으로 공동체 내부의 긴장과 갈등을 시각화하면서 예술이 질문과 논쟁을 유도하는 공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두 작가의 작업을 통해 공동체 내부의 불협화음에서 비롯되는 긴장과 잠재된 에너지, 양자택일로 환원되지 않는 복합적인 해석을 마주하며 동시대 현상을 다각도로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