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숨 (The Passage of Time)’
박유진 • 최윤정 2인전
‘시간의 숨’은 사라지는 것들, 남겨지는 것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존재하지만 쉽게 이름 붙일 수 없는 감정들에 대한 이야기다. 박유진과 최윤정, 두 작가는 각자의 시선으로 '시간'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마주한다.
우리는 매 순간 시간 속을 지나며 살아간다. 찰나의 빛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사랑은 미래를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다. 이 여정 속에서, 두 작가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시간의 결'을 포착한다.
최윤정은 일상의 틈새에서 반짝이는 순간들,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드러나는 시간의 흔적을 화폭에 담는다. 그의 작품은 이미 지나갔지만 여전히 마음을 울리는 순간들과, 희미하지만 분명하게 남아 있는 기억들을 전한다. 그가 표현하는 시간은 마치 빛이 만들어낸 무언(無言)의 시(詩, poetry)같고, 그림자는 그 시에 찍힌 쉼표 같다.
박유진은 한 사람과의 시간 속 여정을 사랑이라는 실(絲, thread)로 엮어낸다. 관계 속에서 자라나는 감정, 그리고 시간이 흐르며 변화하고 깊어지는 그 감정의 흐름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그의 시간은 두 사람의 이야기를 이어주는 다리이며, 작품은 사랑이 남긴 흔적이자 앞으로 나아갈 가능성, 그리고 함께 성장하는 감정의 기록이다.
우리 삶의 중심엔 언제나 누군가가 있다. 함께했던 사람들, 나를 일으켜 세운 빛의 순간들, 그리고 아직 도달하지 않은 미래의 모습들까지.
프랑스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Henri Bergson)은 시간을 시계가 재는 양적인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흐르는 '지속(durée)'으로 보았다. 이 지속은 감정, 기억, 관계 속에서 흐르며, 논리로 나눌 수 없는 삶의 총체다. 이 전시에서 두 작가가 포착한 시간 역시 그러한 ‘살아 있는 시간’이다. 단절되지 않고 이어지는 감정과 기억, 그 안의 숨결로서의 시간.
이번 전시, <시간의 숨>은 하나의 주제를 두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시간을 바라보는 두 작가의 내면을 만나는 자리다. 멈춰 선 듯 흐르는 최윤정의 찰나와, 따뜻하게 미래를 끌어안는 박유진의 사랑이 교차하는 작품을 통해, 시간의 본질과 그 안에 깃든 감정들을 고요히 마주하게 될 것이다
■ 전시 개요
전시 명; 박유진 최윤정 2인전 ‘시간의 숨(The passage of time)’
기간; 2025. 6. 12(목) – 7. 6(일)
시간; 수~일(11A.M.~5P.M.) /월, 화 휴관
장소; 마리나 갤러리(tel.031-915-8858)/@marina_h_gallery
주소;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호수로817 레이킨스몰 260호(백화점2층 연결통로 앞)
주차; 레이킨스몰, 현대백화점킨텍스점 공용/무료주차
■ 작가 약력
□ 박유진(Youjin Park)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회화학부 졸업
개인전 및 단체전
2025. 6 2인전 ‘시간의 숨’ 마리나갤러리
2016~2024 개인전 8회
2012~2025 단체전 및 아트페어 21회
작품소장 및 기타
작품소장; 양주 시립 장욱진 미술관, 개인 소장 등
기금; 서울 문화 재단 예술 창작 지원사업 선정(2016)
출판; 『환상의 정원』, 미르 북 컴퍼니
책표지 작업; ‘더 웨이’ 바른북스 출판사(2023)/ ‘철학이라는 해독제’ 클레이 하우스 출판사(2022)
박유진 작가노트
과거로부터 시작해 현재와 미래에 일어나게 될 모든 가능성들을 생각해 본다.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경로를 미리 경험한 후에 어떤 목적을 가지고 특정 경로를 선택하는 관점으로 생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리고 수많은 가능성들 중 최선을 찾아내 그 경로로 생을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본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인생이 나의 무의식 또는 생과 죽음 경계의 너머에 있는 무언가의 목적으로 인한 경로라면, 그 목적은 결국 사랑이었음을 당신을 통해 깨닫는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경험하고 가장 최선의 경로가 지금의 인생이었다면, '최선'이라는 단어의 정의는 '당신과 만날 수 있었고 당신을 통해 사랑을 배운다는 것'일 것이다.
나의 인생은 그렇게 당신을 통해 재정의 될 것이다.
당신이 나에게 준 사랑은 나라는 한 사람의 과거, 현재, 미래의 중심을 이루며 당신에게 감사하는 생이 될 것이다.
미래의 나는 그때에도 당신에게 사랑을 배울 것이고 당신을 기억할 것이다.
그 사랑을, 그러한 생을 내 그림에 담는다.

마음이 닿기를, 2024, 캔버스에 혼합매체, 80x130cm

바다가 되었다, 2024, 캔버스에 혼합매체, 80x130cm

섬을 기억하는 바다, 2023, 종이 판넬에 혼합매체, 60x90.9cm

시간의 곁, 2025, 캔버스에 혼합매체, 47x85.1cm

윤슬, 2024, 캔버스에 혼합매체, 82x130cm
□ 최윤정(Yunjung Choi)
2015 수원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부 서양화 수료
2013 수원대학교 조형예술학부 서양화 졸업
개인전 및 단체전
2025. 6 2인전 ‘시간의 숨’ 마리나갤러리
2017~2023 개인전 6회
2012~2024 단체전 및 아트페어 45회
수상
2014 나혜석 미술대전 최우수상
2013 단원 미술제 입선
작품소장
국립현대미술관 정부 미술은행, 서울시 박물관과, 수원시청, 코키아 어린이 병원
최윤정 작가노트
Illusion 회화 작업은 나의 일상 공간에서 발견되는 빛과 그림자의 찰나적이고 환영적인 이미지를 포착함으로써 시작된다.
어느 날 나는 매일 오고 가는 차갑고 딱딱한 공간에서 작은 바람에 일렁이며 영롱하게 빛나는 나무의 빛과 그림자를 마주한다. 그 현상이 공간에 잠시 머무를 때, 난 그 장소가 처음인 듯 새롭고 신비하여 한동안 막연하고, 멍하니 대상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 따스한 경험으로 인해, 지루하고 힘들었던 날들에 대한 위로와 어떤 순간이 가진 존재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매일 반복되고 있는 평범한 일상일지라도 별거 아니거나 감사하지 않은 순간은 없는 것처럼, 우리도 우리 주변에 머물며 반짝거리는 빛들과 같이 매 순간 흔들리며 빛나고 있음을 이야기하고 자 한다.
일상 또는 새로운 공간에서 만나는 시원하고 차분한 그림자, 우연히 다른 시간에 길을 걷다가 발견하는 흔들리는 빛 덩어리들, 매시간 달라지는 공기와 온도, 따스한 느낌과 분위기 등 여러 가지 찰나의 자연의 시간 들 모두가 나의 작업 소재와 작품 활동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러한 이미지 들을 작품 속에 담아내는 과정에서 내가 보고 느낀 일상의 감정들과 생각을 반영하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빛의 다양한 색감들과 부드러운 느낌을 투영함으로써 더욱 편안하고 안정된 표현으로 관람자 역시 나의 작품을 통하여, 내가 느낀 따스한 위로와 나른한 휴식을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illusion88, 2024, oil on canvas, 50x65cm

illusion90, 2024, oil on canvas, 50x65cm

illusion91, 2024, oil on canvas, 72.7x53cm

illusion94, 2025, oil on canvas, 60.6x60.6cm

illusions84, 2024, oil on canvas, 50x65cm